■ 인플레이션
뉴스에서 많이 들어본 단어 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은 돈의 가치가 하락하고 물가가 지속해서 상승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어렸을 적 학교 앞에서 500원에 사 먹던 떡볶이가 이제는 1인분에 최소 3,000~4,000원은 줘야 먹을 수 있습니다.
1. 인플레이션의 원인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입니다.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이란 수요는 많이 늘어나지만, 공급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해서 발생합니다. 통화 공급의 증가와 임금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소비가 늘어나는데 물건은 그만큼 공급이 안 되는 것이죠. 이는 급격한 경제 성장 시기에 잘 나타납니다. 1990년대 초반 미국이 경제 호황일 때 인플레이션율이 높게 유지된 적이 있습니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입니다. 이것은 수요의 증가가 아닌 제품의 생산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전반적인 물가가 모두 오르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유가가 인상되면 석유와 관련된 모든 제품의 가격이 오르게 됩니다. 1970년대에 유가 인상으로 국제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이 외에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나 단순한 수요의 이동, 저생산성 등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예도 있습니다.
2. 인플레이션이 미치는 영향
인플레이션은 경제의 악성 암이라고도 하는데요. 높은 인플레이션율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첫 번째로는 화폐의 가치가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므로 은행에 저축하고 있다면 세월이 지나 이 돈을 찾을 때 손해가 되겠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저축하지 않으려 할 것이고 은행으로 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자연스레 대출도 줄어들어 경제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두 번째로 물가가 오를 때 월급도 물가가 오른 만큼 오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 생활이 힘들어지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서는 소득 격차가 심해져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세 번째로 제품이 비싸지면 수출할 때도 이전보다 비싼 값으로 수출해야 하니 수출량도 감소할뿐더러, 국내 소비자들도 비싼 국내 제품보다 저렴한 해외 제품을 사려고 할 것이고, 이 현상은 무역수지를 적자로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로 빚을 갚아야 하는 사람은 유리하게 되고 빚을 받는 사람은 손해가 될 수 있습니다.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면 빚의 규모가 작아져서 빚을 갚기가 쉬워지겠죠. 정부와 기업 또한 쉽게 국채나 대출을 상환할 수 있습니다.
3. 인플레이션 기대치
앞으로의 인플레이션을 예측할 수 있을까요? 내년 인플레이션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올해의 인플레이션을 보는 것입니다. 올해 인플레이션이 높으면 내년에도 높을 가능성이 크고, 올해 인플레이션이 낮으면 내년에도 낮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예상한다면 기업 또한 비용 상승을 예상하여 가격을 인상할 것이고, 노동자들은 생계비가 인상할 것에 대비해 임금 인상을 요구할 것입니다. 이는 미래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치가 중요하다는 뜻이고 인플레이션은 사람들이 기대한 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는 뜻입니다.
4. 통화량과 인플레이션
화폐가 부족할 땐 그냥 화폐를 많이 발행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요? 화폐량을 늘린다는 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정부가 갑자기 화폐량을 두 배로 들린다고 가정해봅시다.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가지게 되어 이전보다 더 많은 물건을 구매하고자 할 겁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정부가 통화량을 늘렸다고 해서 더 많은 물건을 갑자기 생산해낼 수 없습니다. 그러면 기업은 물건값을 두 배로 늘리게 됩니다. 이렇듯 통화량의 증가는 재화의 가격은 올릴 수 있어도 재화의 수량을 늘릴 순 없습니다. 이렇게 통화량 증가는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바로 '화폐 착각'이라는 것입니다. 통화량이 두 배로 증가해서 재화의 가격이 두 배로 상승했다면 국내총생산은 겉으로 보기에 두 배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재화의 수는 그대로이죠. 그렇다면 통화량의 증가는 무조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걸까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은 2008~2016년까지 경기 침체가 지속되어 양적 완화 정책과 함께 통화량을 늘렸습니다. 하지만 침체한 은행권과 저조한 수요 때문에 대출과 지출이 그다지 늘지 않았고 인플레이션율은 계속해서 하락했습니다. 이처럼 통화량을 증가시켜도 시중에 풀리지 않고 은행에 남아 있다면 인플레이션이 심해지지 않습니다.
■ 하이퍼인플레이션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율이 수백 퍼센트에 이르고 물가상승이 통제를 벗어난 불안정한 상황을 일컫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보통 국가가 경제위기에 대응해 화폐 발행량을 늘릴 때 발생합니다. 전쟁과 같이 사회가 혼란한 상황이나 정부가 재정을 제멋대로 운용하여 통화량을 대규모로 방출할 경우 말입니다. 대표적으로 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독일은 베르사유 조약에 의해 막대한 전쟁배상금을 외국 통화로 지급해야 했죠. 독일은 전쟁배상금을 상환하려고 Mark화의 발생을 늘려 외국 통화를 구매하려 했습니다. 이에 따라 독일의 Mark화의 가치가 폭락하였는데 전쟁배상금을 상환해야 했던 독일은 더 많은 Mark화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또 더 많은 화폐를 발행했고 이는 더 심한 인플레이션을 몰고 오는 악순환을 일으켰습니다. 이렇게 독일은 하이퍼인플레이션의 늪에 빠졌고 물가는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상승해버렸습니다. 그런데 독일은 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멈추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화폐 발행을 중단하면 노동자들이 임금을 제대로 받을 수 없게 되고 그러면 기업들이 파산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완전히 새로운 통화인 Renten mark를 출범함으로써 멈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잃어버린 저축을 되찾는 것은 불가능했고, 사람들은 깊은 불안감과 통화에 대한 불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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