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회비용 - 일상생활에서의 기회비용
우리는 늘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고 선택에 있어서 늘 기회비용은 따르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늘 비슷한 가격의 비교 기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선택을 할 때 가격이 서로 다른 대안들이 대부분이죠. 불고기 버거(3,000원)와 치킨버거(4,500)의 가격을 비교하기 쉽게 불고기 버거 한 개 반과 치킨버거 한 개를 비교해 놓진 않습니다. 우리는 그냥 3,000원짜리 불고기 버거와 4,500원짜리 치킨버거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서로 가격이 다른 대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 기회비용이 얼마나 유용하게 쓰일까요? 의외로 기회비용은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 놀라셨나요? 그럼 우리는 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 그것을 배우는 것일까요?
다시 정리하자면 기회비용은 가격이 서로 다른 비교 대상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 그리고 가격이 같은 대안 중에서 선택할 때 굳이 기회비용을 구하지 않아도 내가 느끼는 만족감으로 선택하면 되는 것입니다. 왜 그런지 예를 들어 알아볼까요?
예시 1)
유빈이는 다음 중 하나를 사 먹으려고 합니다. 아래 표는 각 상품의 가격과 만족감(효용)을 돈으로 환산한 것입니다.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최고의 선택일까요?
상품 | 가격(원) | 만족감, 효용(원) | 가성비(만족감/가격) | 기회비용(원) |
초코칩 과자 | 1,000 | 1,300 | 1.3 | 1,200 |
아이스크림 | 1,000 | 1,700 | 1.7 | 1,500 |
이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문제이죠. 같은 가격을 지불하고 보다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을 당연히 선택하여야 합니다. 그럼 기회비용은 어떨까요? 초코칩 과자의 기회비용은 1,000+(1,700-1,000)=1,700으로 아이스크림의 효용과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의 기회비용은 초코칩 과자의 효용인 1,300원[=1,000+(1,300-1,000)]이 되는 것입니다. 기회비용으로 따져봐도 더 적은 아이스크림을 선택하는 쪽이 낫습니다. 이처럼 가격이 같은 대안 중 최선을 선택해야 할 때는 효용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으므로 기회비용까지 생각할 필요가 없죠. 그렇다면 이제 서로 가격이 다른 경우도 알아보도록 하죠.
예시 2)
유빈이는 학원을 마치고 배가 고파서 토스트와 옥수수빵 중 하나를 사 먹으려고 하는데요.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것이 최고의 선택일까요?
상품 | 가격(원) | 만족감, 효용(원) | 가성비(만족감/가격) | 기회비용(원) |
토스트 | 4,500 | 5,000 | 1.1 | 4,800 |
옥수수빵 | 1,200 | 1,500 | 1.25 | 1,700 |
이 예시에서는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요? 순 효용으로 봤을 때는 토스트가 더 크고, 가성비로 따지자면 옥수수빵이 더 낫습니다. 기회비용도 옥수수빵이 더 적네요. 그렇다면 옥수수빵이 나을까요? 그런데 만약 유빈이가 토스트를 조금 더 좋아하게 되었다면 이야기가 어떻게 될까요? 정답은 '알 수 없다'입니다. 그 이유는 이 두 재화의 효용과는 무관하게 가격이 서로 다른 재화가 비교되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좀 더 나아가 만약 옥수수빵을 구입하고 남은 3,300원으로 3,500원(=5,000-1,500) 보다 적은 효용을 얻었다면 토스트를 사는 것이 더 합리적이겠지만, 만약 그것보다 더 큰 효용을 얻는다면 옥수수빵을 싸는 편이 더 나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현시점에서는 미래의 결과를 알 수가 없다는 거죠. 실제 우리 실생활을 들여다봐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실제 생활 속에서 경제 활동하며 기회비용이라는 개념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고, 사용하지 않아도 경제 활동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는 말이죠.
■ 한계비용 및 매몰 비용과의 관계
기회비용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 한계비용 및 매몰 비용과의 관계도 한번 알아볼까요? 이전에 우리는 한계비용의 정의를 알아봤었죠. 한계비용은 추가되는 비용이라고 했습니다. 우리의 모든 선택은 그 자체가 한계적인 선택이므로, 현시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선택의 기회비용이 즉 한계비용입니다. 그런데 일단 지출이 이루어진 후에는, 그 비용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사라져 버리는데, 이처럼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비용을 가리켜 '매몰 비용'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재화 구매 시 지불한 이 비용이 사라지는 시간은 재화마다 다르다는 걸 아시나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주문했습니다. 주문한 스테이크가 나온 뒤에 그것을 취소할 수 있나요? 음식을 안 먹었다고 해도 값은 지불해야 합니다. 즉 이 경우에는 스테이크 주문이 주방에 들어간 순간 스테이크 값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런 반면 재화에 따라서는 지출된 비용이 사라지기까지 꽤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재킷을 주문했습니다. 재킷을 수령하여 입어보니 사이즈도 맞지 않고 어울리지도 않습니다. 태그도 떼지 않았고 옷에 손상이 없어서 환불하였습니다. 이런 경우는 이미 지출되었던 비용이라도 최종 결심을 하기 전까지는 비용이 사라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매물 비용이 되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경우를 볼까요? 자동차나 명품처럼 중고로 되팔 수 있는 재화들은 구입 시에 지불한 비용 중 사용한 기간만큼 매몰 비용으로 사라지게 되지만 나머지 부분은 다시 회수될 수 있는 비용으로 남아 있는 것이죠. 우리는 지출된 비용이 매물 비용으로 사라지는 시간이 짧을수록 신중한 선택을 해야겠습니다. 환불이 되지 않는 물건일수록 더 신중해야 하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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