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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경제 쉽게 배우는 법] 분배의 효율성, 효율성과 시장 이해하기

by 경제적 자U 2022. 8. 19.

분배의 효율성, 효율성과 시장 이해하기 Thumbnail

■ 분배의 효율성

지난 시간에 이어 분배의 효율성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효율성은 투입 대 산출의 상대적 개념이라는 것을 앞서 배웠는데요. 그렇다면 생산물을 분배하는 과정에서는 무엇이 투입이고 무엇이 산출일까요? 바로 나누어주는 생산물이 투입이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효용이 산출입니다. 그렇다면 소비와 생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생산물을 분배받은 구성원들의 효용의 합이 최대가 되는 것이 효율적인 분배가 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분배의 경우는 여러 사람의 효용이 합쳐진 결괏값으로 효용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미 생산물을 분배받은 10명의 사람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분배했습니다. 그랬더니 9명의 효용이 감소하고 1명의 효용이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효용이 감소한 9명의 감소분의 합이 900이고, 나머지 한 명의 효용 증가분은 1000이어서 전체 결괏값으로 봤을 때 효용이 100만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전체 결괏값을 가지고 전보다 더 효율적인 분배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는 없겠죠. 전체의 효용은 증가했지만, 구성원 중 90%의 사람들의 효용이 감소했으니 이전보다 더 효율적인 분배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봅시다. 새로운 방식으로 분배하고 나서 9명의 효용이 증가했지만, 그 증가분이 효용이 감소한 1명의 감소분보다 적습니다. 그럼 전체의 효용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겠지요. 이 경우는 앞의 예와는 반대로 대다수 효용이 증가했지만, 전체 효용이 감소했으므로 전보다 더 효율적인 분배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힘든 것입니다. 이처럼 분배에서는 전체 효용과 개개인의 효용 두 가지 측면을 다 생각해야 하므로 효율성을 정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인 파레토는 '파레토 개선', '파레토 효율'이라는 말로 개념 정리를 제안하였는데요.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미 이루어진 분배 상태에서 새로운 분배 상태로 바뀌었을 때 모든 사람이 다 찬성하기 위해서는 아무도 나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누군가는 좋아져야 하는데 이 변화를 '파레토 개선'이라고 정의하고, 무도 나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누군가는 좋아질 여지가 없는 상태를 효율적인 상태 즉, '파레토 효율' 또는 '파레토 최적'으로 정의하자는 것입니다. 경제학자들 대부분이 이와 같은 파레토의 제안에 동의하고 있으며, 오늘날 분배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개념이 되었습니다. 파레토 효율을 한 번 더 정리하자면, 구성원 중 누군가의 효용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른 한 사람 이상의 효용이 감소하여야만 하는 상태 또는 파레토 개선의 여지가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딸기 분배 이미지

지금까지의 내용을 더 잘 이해시켜 드리기 위해서 한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설희와 민지에게 단팥빵과 슈크림 빵을 각각 6개씩 나누어주려고 하는데 어떤 방식이 좋을까요? 제일 간단한 방법은 단팥빵과 슈크림 빵을 반반씩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분배했더니 한 가지 문제가 생겼는데요. 설희는 단팥빵보다 슈크림 빵을 더 좋아하고, 민지는 슈크림 빵보다 단팥빵을 더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요? 설희의 단팥빵과 민지의 슈크림 빵을 서로 맞바꾸면 되겠죠. 서로 단팥빵과 슈크림 빵을 맞바꿈으로 인해서 이 두 사람의 효용은 이전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즉 파레토 개선을 가져온 것이죠. 그런데 이렇게 맞교환이 이루어진 후에 두 사람의 효용을 동시에 높일 방법이 있을까요? 없습니다. 만약 설희의 효용을 증가시키려면 민지의 단팥빵을 가져와야 하니 민지의 효용이 감소할 것이고, 민지의 효용을 증가시키려면 설희의 슈크림 빵을 가져와야 하니 설희의 효용이 감소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상태를 '파레토 효율 배분'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이제 생산과 소비, 분배의 효율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구성원들이 원하는 재화를 최소의 비용으로 생산하여, 모든 구성원의 효용이 동시에 증가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지 않도록 분배되는 상태'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상태가 가장 이상적인 상태는 아니랍니다. 그 이유는 구성원 중 한 사람이 모든 재화를 독차지하고 있는 상태도 이런 경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효율성은 이상적인 상태가 되기 위한 필요 조건일 뿐이기 때문이죠. 즉, 효율성이 달성되었다고 해서 이상적인 상태는 아니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상적인 상태는 반드시 효율적인 상태여야만 하죠. 왜냐하면 현재의 상태가 효율적인 상태가 아니라면 아무도 나빠지지 않는 상태에서 누군가가 더 좋아질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죠.

 

공평성 이미지

■ 효율성과 시장

그렇다면 우리가 이상적인 상태의 필수 요건인 효율성을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비나 생산의 효율성은 개인의 선택으로 달성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배에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걸 우리는 알게 되었죠. 왜냐하면 분배에서는 개인 간의 이해관계가 충돌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분배는 특정한 시스템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 시스템은 무엇일까요?

 

오늘날 자원과 소득의 분배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자원 배분 시스템은 바로 시장입니다. 특히 경제 주체들이 서로 대등한 정보를 가지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경쟁시장에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 요인은 다음의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사람들이 시장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시장은 한 사회에서 어떤 재화를 얼마나 생산해야 할지를 알려줄 수 있습니다. 공급자들은 이 정보를 토대로 사람들이 원하는 재화를 필요한 만큼 생산해내기 때문에, 불필요한 상품을 만들어낼 일이 없는 것이죠. 두 번째는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장에서 생산 요소를 제공한 사람은 생산 요소의 기여도에 따라 소득을 분배받게 됩니다. 남들보다 더 높은 소득을 얻으려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이고, 그에 따라 노동의 생산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결과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과정의 공정성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정보를 독점한다거나 불공정한 경쟁을 하여 기여도와 분배 몫 간에 괴리가 생긴다면 효율적 배분과는 멀어지게 되겠죠. 하지만 공정한 경쟁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분배의 총량이 고정된 제로섬 상황에서 각자의 이익을 위해 다투고 있기 때문이죠. 결국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려면 정부가 규칙을 만들고 감독하는 일이 시행되어야 하고 그로 인해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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