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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경제 쉽게 배우는 법] 공평성 이해하기

by 경제적 자U 2022. 8. 22.

공평성 이해하기 Thumbnail

■ 균등, 공정, 공평

공평성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이와 유사한 개념들을 이해함으로써 공평성의 개념을 좀 더 깊이 이해해 보도록 합니다. 우선 '균등'이라는 말은 수량이나 부피, 무게가 똑같은 것을 의미합니다. 그야말로 객관적이고 단순하죠. A와 B가 생산한 식량이 총 100이라고 할 때, 균등은 A와 B가 똑같이 50씩 나누어 갖는 것이 '균등'이 되겠습니다. 이 균등이라는 개념은 분배받는 대상자들이 같은 조건에 있을 때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면 군대에서 병사들에게 같은 메뉴의 식사를 같은 양으로 배식하는 것, 병역 의무자에게 같은 복무 기간을 부여하는 것 등입니다. 그런데 이 균등한 분배는 개인의 사정이 달라지면 더 이상 공정하지도 공평하지도 않은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럼 이번엔 '공정'은 어떤 개념일까요? 우리는 어떤 경우에 공정이라는 단어를 쓸까요? '판사는 공정한 판결을 해야 한다'던가, '축구 경기에서 주심은 공정한 심판을 해야 한다.' 등의 표현이 있겠습니다. 예를 잘 살펴보면 공정하다는 것에는 다음의 두 가지 요건이 전제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든 사람이 같은 기회를 얻어야 한다. 즉, 기회균등의 조건입니다. 두 번째는 주어진 규칙으로 어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중립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특정 집단에게만 더 유리한 기회나 평가가 주어진다면 그것은 공정하지 못한 것이 되겠죠.

정의의 여신상 이미지

이제 우리가 이번 시간 알아볼 '공평성'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이 개념을 간단하게 정의하자면 '조건에 따라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하자'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병역의 의무를 해야 합니다. 비슷한 나이에 같은 기간 동안 병역의 의무를 다합니다. 이것은 비슷한 나이대의 건강한 청년을 같게 취급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병역의 의무를 하기에는 건강이 좋지 않은 남성이라면 어떨까요. 군대에서 2년이라는 기간 동안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병역을 면제받게 됩니다. 이것은 건강이 좋지 않은 남성을 일반 건강한 남성과 다르게 취급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같은 것을 같게 취급'하는 원칙을 '수평적 공평성'이라고 하고, '다른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원칙을 '수직적 공평성'이라고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수직적 공평성의 원리가 적용되고 있는 분야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지하철의 노약자나 임산부 전용석,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제도, 장애인에 대한 여러 혜택 등이 있는데요. 이것들은 전부 취약계층이나 상대적 약자에 대한 금전적 또는 비금전적 혜택이죠. 

그런데 이 수직적 공평성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무엇을 같게 보고, 무엇을 다르게 볼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정부에서 저소득계층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을 예로 들어보죠. 이 보조금은 저소득계층을 다르게 취급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소득이 얼마나 이하인 사람부터 다르게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죠. 

소득공제로 한번 생각해 볼까요? 의료비가 많이 드는 사람, 부양가족이 많은 사람, 대중교통을 많이 타는 사람, 자녀 학자금을 많이 지출하는 사람들에게 정부는 일반 사람들과 다르다고 인정하여 소득공제를 해주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의견 충돌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비는 소득공제가 되는데 왜 식비는 안 해주냐고 말이죠. 이처럼 수직적 공평성이 적용되는 정책을 구분하는 기준에 대해 구성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개미와 베짱이 이미지

■ 공평성

우리가 아는 이솝우화 중 개미와 베짱이의 이야기가 있죠. 이 이야기에서 열심히 일한 개미는 비축해 둔 식량으로 추운 겨울을 평온하게 보내지만, 일하지 않은 베짱이는 식량이 없어 혹독한 겨울을 보내다 죽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일하지 않으면 얻는 것도 없다'라는 교훈을 주며, 이것은 시장의 분배 원리를 주제로 하는 이야기이죠. 

지난 시간 효율성이 충족되어야만 이상적인 분배 상태가 되는 것은 맞지만, 효율성만으로 이상적인 분배 상태를 달성할 수 없다고 했었죠. 효율적인 분배 상태가 이상적인 분배 상태일 수 없는 부족한 부분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구성원들 간에 나타나는 분배분의 격 차입니다. 우리는 효율성이라는 개념이 분배의 분포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개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독차지하고 있극단적인 분배 상태도 파레토 효율 배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분배해야 할까요?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설아 : 개미와 베짱이는 모두 동등한 자연의 구성원인데 똑같이 나누어 먹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민준 : 그건 안되죠. 열심히 땀 흘려 일한 개미와 놀기만 한 베짱이를 똑같이 대우한단 말입니까? 그건

          공평하지 않아요.

채영 : 베짱이가 일을 안 한 건 맞아요. 그렇지만 살아있는 생명을 어떻게 내버려 두나요. 생계를 유지

          할 만큼만 주도로 하죠.

건희 : 맞아요. 개미한테 줄 걸 조금만 떼와서 줘도, 베짱이에게는 엄청나게 클 거예요.

 

정리하자면 개미와 베짱이를 하나의 생명체로써 동등한 존재로 볼 것인지, 아니면 일했는지 하지 않았는지만으로 판단을 할 것인지의 문제가 등장했습니다. 채영이와 건희의 의견은 대한민국 및 여러 현대 복지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는 복지 정책의 근거가 되는 논리입니다. 이처럼 공평성은 사람에 따라 의견이 나뉠 수 있는 주관적인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공평성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공평성의 문제점에 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조금 더 심도 있게 공평성의 문제와 효율성 간의 관계에 대해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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