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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경제 쉽게 배우는 법] 베블런 효과, 넛지 이해하기

by 경제적 자U 2022. 10. 4.

베블런 효과, 넛지 이해하기 Thumbnail

오늘은 베블런 효과와 넛지라는 용어에 대해 예시를 들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베블런 효과

우리가 알고 있는 경제학의 기본 원리에서 수요는 가격과 반비례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렴할수록 많이 팔리고 비쌀수록 잘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상식입니다. 하지만 이 법칙이 정반대로 작용하는 영역이 있습니다. 이 영역에서 낮은 가격의 재화는 낮은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여 사람들은 이런 재화에 가치를 두지 않습니다. 하지만 높은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는 높은 가격의 재화는 자신의 부와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많이 팔리기도 합니다. 이런 재화들은 비쌀수록, 어처구니없는 가격이 붙을수록 수요가 급증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비쌀 물건일수록 아무나 가질 수 없기 때문이죠. 값비싼 물건을 가짐으로써 대외적으로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고, 상위 1%의 부를 가진 것처럼 보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어떤 재화는 재화 자체보다 단지 값비싼 가격 때문에 수요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미술에 대한 깊은 지식도 없으면서 판매자가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해버립니다. 다이아몬드는 희소성으로 인해 비싼 가격에 팔리는 제품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만약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누구나 살 수 있을 만큼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가치는 엄청나게 하락할 것이고 이전보다 많이 팔리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백화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명품 제품은 가격이 절대 내려가는 법이 없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가격은 상승하고, 가격이 상승할수록 사람들이 더 몰려오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죠. 이러한 현상을 경제 심리학적 용어로 '베블런 효과'라고 합니다.

'베블런 효과'는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사회평론가인 소스타인 베블런에 의해 만들어졌고, 소스타인 베블런은 1899년에 '유한계급론'이라는 저서를 출간했습니다. 그는 이 저서를 통해 과시하기 위한 소비하는 유한계급을 비판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과시하기 위해 값비싼 재화를 사는 것을 비이성적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값비싼 물건이 상징하는 위신과 사회적 지위로 충분한 효용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런데 옛날에는 명품은 상류층이 가지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 현대사회로 올수록 중산층도 명품 소비가 활발해지고 최근에는 심지어 2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명품 소비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힘들에 아르바이트한 몇 달 치 월급으로 명품을 사거나, 사회초년생이 카드 할부로 무리해서 명품을 사기도 합니다. SNS로 인해 남들과 끊임없이 비교하게 되고 스스로 초라해지지 않기 위해 너도나도 명품에 돈을 쓰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짝퉁을 구매해서라도 과시하려고 하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최근에는 가격이 싸고 양이 많은 제품을 추구하는 '노브랜드' 같은 브랜드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런 브랜드를 찾는 것은 '반 베블런 효과'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베블런 족'인가요 '반 베블런 족'인가요?

 

 

■ 넛지

'넛지'는 '팔꿈치로 쿡 찌른다'라는 의미인데요. 미국의 행동경제학자인 리처드 세일러와 법률가인 캐스 선스타인이 '사람들의 선택을 유도하는 강압적이지 않은 부드러운 개입'이라고 정의한 용어입니다. 작은 제안과 긍정적 혹은 부정적 유인책이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론이죠. 예를 들어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 세트를 주문했을 때, 종업원으로부터 '500원 추가하시면 라지 세트 가능하신데 어떠세요?'라고 권유를 받는 것이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넛지입니다. 라지 세트를 생각하지 않고 있던 소비자라도 500원만 추가하면 감자튀김과 음료를 더 먹을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면 라지 세트로 업그레이드하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래서 종업원들은 이런 질문을 하도록 교육을 받는 것이죠. 

이러한 넛지를 상업적 넛지라고 하는데 상업적 넛지는 요식업계에서 두드러지게 작용합니다. 판매자들은 소비자가 넛지를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많은 음식점이 더 많은 음료와 디저트 등을 함께 팔기 위해 넛지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넛지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햄버거 세트 라지 사이즈를 많은 사람이 먹게 된다면 이전보다 비만한 사람이 더 생기거나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더욱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게 정보가 제공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정보 제공을 위해 노력합니다. 판매자가 햄버거의 칼로리를 제시하게 하고, 감자튀김이나 탄산음료의 유해 성분을 사람들에게 알립니다. 소비자들은 500원으로 더 많은 감자튀김과 탄산음료를 즐길 수 있다는 넛지와 사이즈 업그레이드로 인해 더 많은 칼로리와 유해 성분을 섭취하게 된다는 넛지 사이에서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넛지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한 음료 기업은 설탕 함유량이 많은 에너지 드링크의 광고 모델로 스포츠 스타를 섭외하여 광고함으로써 소비자가 언뜻 보면 그 에너지 드링크로 인하여 스포츠 스타처럼 건강해지고 운동을 잘할 수 있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하지만 건강 관련 단체들은 설탕이 함유된 음료를 마시는 것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소비자에게 알려 소비를 억제합니다. 이 외에도 기업들은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정교한 넛지를 고안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넛지를 사용합니다. 학업 진도에 대해 격려 메시지를 받은 학생의 출석률이 그렇지 않은 학생의 출석률보다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위에서는 어떤 넛지들이 사용되고 있고 나에게 어떤 넛지가 제시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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